2024년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광주 북구의 작은 초등학교 하나를 세계의 주목 앞에 세웠습니다. 바로 한강 작가의 모교, 효동초등학교입니다. 한 작가의 유년 시절이 깃든 이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짚어봅니다.
한강 작가가 걷던 골목, 효동초등학교
한강 작가는 1977년 광주 효동초등학교에 입학했으며,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을 따라 서울로 전학 간 것은 1979년입니다. 불과 2년의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광주 시절은 작가의 문학 세계 깊숙이 새겨졌습니다.
광주 북구 중흥동에 있던 한강의 생가는 효동초등학교에서 불과 500m 거리였습니다. 학교와 집 사이를 오가던 어린 한강의 발걸음은, 훗날 5·18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가의 감수성으로 자라났을 것입니다.
효동초와 한강 작가의 연결 고리
- 한강은 1970년 전라남도 광주시 중흥동(현재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에서 소설가 한승원과 임감오 부부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 한강 작가는 1977년 광주 효동초에 입학했고, 1979년 서울로 전학했습니다.
-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 희생자 문재학 열사의 집도 효동초 바로 옆이었으며, 두 사람은 가까운 이웃에 살았습니다.
-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강은 아시아인 여성 작가, 한국인 작가로는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노벨상 소식에 들썩인 효동초 후배들
수상 소식이 전해진 2024년 10월 11일, 효동초 4학년 5반 학생들의 책상에는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담은 기사가 놓였고, 교사들이 직접 출력해 학생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우리 학교 선배님이래요. 왜 역사적 소설을 썼는지 묻고 싶어요”라는 후배들의 말은, 이 학교가 단순한 모교를 넘어 살아 있는 문학 교육의 현장이 됐음을 보여줬습니다.
효동초는 이후 6학년 학생 24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강 작가에게 보내는 희망 편지와 메시지를 작성하고, 대표작과 노벨문학상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대표작 ‘소년이 온다’를 함께 낭독하며 작품에 담긴 의미를 공유했습니다.
효동초는 옥외광고판과 학교 벽면 현수막을 통해 ‘광주 효동초 출신 소설가 한강 대한민국 첫 노벨문학상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광주의 기억이 문학이 되기까지
비록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시기에는 이미 서울로 이사한 상태였지만, 광주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낸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 각별한 애착을 가졌으며, 집필 과정에서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에필로그에 직접 서술했습니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효동초의 골목과 중흥동의 기억은 결국 이 작품 안에 조용히 녹아 있습니다.
광주 북구청장은 한강 작가에게 공개 편지를 보내 “모교인 효동초에 꼭 한번 방문해달라”고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효동초는 이제 단순한 초등학교가 아니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키운 광주의 자랑스러운 문학적 유산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