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위의 집 – 건축과 시간의 관계

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을 넘어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특별한 예술 형태입니다. ‘시간위의 집’이라는 개념은 건축물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건축물은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고, 동시에 시간을 초월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건축에서의 시간성 개념

건축에서 시간성은 공간과 분리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간과 공간은 연속체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을 형성합니다. 현대 건축에서는 시간을 통합하는 실체로서 건축물이 존재하는 경향을 보이며, 건축을 경험하는 사람은 조직화된 실체의 연속적 형태를 경험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감각합니다.

시공간 개념의 발전

S. 기디온(Giedion)의 「공간.시간.건축」에서는 근대 건축을 새로운 공간 개념인 ‘시공간(Space-Time)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헤르만 민코프스키의 시공간 통합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예술적으로는 큐비즘과 미래주의에서 표현된 4차원적 개념과 연결됩니다.

동시성과 움직임

현대 건축에서 시간성은 주로 두 가지 측면에서 표현됩니다:

  • 동시성: 여러 시간대의 경험이 한 공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
  • 움직임: 공간 내에서 이용자의 동선과 경험을 통해 시간성을 표현

건축물과 시간의 상호작용

건축물은 시간과 독특한 관계를 맺습니다. 건축의 시간은 일반적인 시간과는 다른 특성을 지닙니다.

건축적 시간의 특성

건축적 시간의 태초는 인간이 최초로 건축적 행위를 했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건축적 행위가 없으면 건축의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건축적 행위는 기록이나 유적을 통해 흔적을 남기며, 이를 통해 당시의 건축적 사유와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층위

건축물은 시간의 층위를 담아냅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한 건축물 안에 공존하는 것입니다.

  • 재료의 시간성: 콘크리트와 돌과 같은 재료는 각각의 시간성을 지니며, 시간에 따라 변화합니다
  • 물질과 비물질의 상호작용: 견고한 물질과 빛, 그림자와 같은 비물질적 요소의 상호작용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 경험을 만듭니다
  • 땅과 건축의 관계: “건축은 땅의 시간을 빌려옵니다. 땅에는 구석 어딘가에 숨겨진 의도가 있습니다.”

시간을 표현하는 현대 건축의 방법

현대 건축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움직임을 통한 시간성 표현

현대 건축 공간에서는 움직임을 통해 시간성을 표현합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공간 내에서의 경험과 지각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역동성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시간의 중첩과 재구성

JOHO 건축의 ‘Time Stacking House’는 시간의 중첩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좋은 사례입니다. 이 건축물은 “공간은 시간에 의해 투영되고, 시간은 구축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합니다. 30년 전의 벽돌과 2014년에 생산된 새로운 벽돌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소통을 표현했습니다.

시적 건축의 추구

건축가들은 시적 건축을 통해 시간성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모든 인과관계가 완벽하게 조직되고 정의되기보다는 사용자에 의해 개입될 여지가 남아 있는 공간, 시간과 빛 그리고 자연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건축을 추구합니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열려 있는 건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과 시간의 관계는 단순한 물리적 지속성을 넘어, 인간 경험의 본질과 연결됩니다. 시간위의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의미를 찾고 인간의 존재를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건축은 시간을 통해 숨쉬고, 시간은 건축을 통해 형태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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